때론 남자도 울고 싶다!
"남자는 한평생 세 번 운다!"라는 말이 있다. 왜 여자들에게는 아름다운 <수정 같은 감정 표현>인 눈물이 남자에겐 절대로 보여선 안되는 <부끄러운 감정 표현>이 되는지…. 하지만 남자도 남 앞에서 펑펑 울고싶은 때가 있다는 솔직한 고백. 그들의 눈물이 뜻하는 의미는 그럼 뭘까?
남자라도 별 수 없다 아프니까 운다
절대 일부 폭력 교사들에겐 남자들은 봉이다. 그 기억은 초등학교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교사들은 아직도 반항이란 단어의 뜻을 파악하지 못한 어린 아이라고 생각했는지, 그때부터 다양한 방법의 체벌을 남자에게 당연스레 가한다. 그만큼 아픔의 눈물을 일찍 경험했다. 학급 비품으로 걸려있던 T자가 부러져 나가고, 수도공사용 플라스틱 파이프가 훌륭한 체벌 도구로 변신했던 경험.
때리는 사람은 전혀 힘이 들이 않으나 맞는 사람은 죽을 지경이다. 더욱이 플라스틱 파이프를 휘돌릴 때 나는 "휘윙~"하는 소리는 상상만해도 소름 끼친다. 중학교 때는 잘 부러지지 않아 도끼 자루로 쓰이는 물푸레 나무로 흠씬 두들겨 맞은 기억이 있다. 선생님이 깡패도 아닌데, 과학실 뒤에 집합을 시키더니 한 반 50여명을 튼튼한 나무로 주어 갈겼다. 각각 4대씩을 돌아가며 맞은 우리는 숨을 헉헉 쉬며 닭 똥 같은 눈물을 흘렸다.
위안이라면 2백대를 때린 선생님도 지쳤다는 것 뿐. 또 한동안 필드하키 선수였던 선생님은 가끔 체벌 도구로 하키 스틱을 사용했는데 그 파괴력은 가히 상상을 초월한다. 허벅지에 작렬하면 맞은 곳의 위 아래 5센티미터 주위의 모세혈관이 한 뼘 정도 파괴된다. 정말 눈물 나는 기억이다. 남자의 눈물은 이렇게 개 패듯 맞을 때, 울고 싶지 않지만 저절로 닭똥 같은 눈물이 떨어진다.
군대 가서 흘리는 단백질 눈물
병역의 의무는 신성하다. 신성한 것인 만큼, 불완전하고 미성숙한 대부분의 남자들에겐 두려움의 대상이다.
입대를 위해 머리를 깎을 때, 가족을 등지고 훈련소를 뛰어들어 갈 때, 화생방 훈련소에서 최루연기 가득한 막사에서 "어머님의 은혜"를 목놓아 부를 때 눈물을 흘린다.
이 눈물엔 감정의 용솟음이 극에 달해 단백질의 분비가 촉진된다. 그만큼 진한 눈물을 흘리는 것이 바로 이 때문이다. 이 눈물은 텔레파시처럼 어머니의 가슴 속에, 연인의 심장 속에도 그 이상의 눈물로 맺힌다.
이 뜨거운 눈물로 고립된 불안과 공포를 잊을 수 있고 신성한 국방의 의무도 멋지게 수행할 힘을 얻게 되는 것이다.
바로 이 눈물에 카타르시스의 묘약이 숨어 있는 셈이다.
남자가 모두 늑대는 아니다.
그들도 사랑 앞에 장사는 없다. 사랑 앞에 가식은 없다. 우리 눈이 배신을 밥 먹듯 하는 멜로 영화에 너무 많이 노출된 탓이 있어 문제지만, 아직 많은 남자들은 사랑 앞에 순수한 열정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첫사랑은 반드시 깨진다는 주입식 교육 덕인지, 실제로도 실패하는 첫사랑을 목격하게 된다. 첫사랑의 아픔은 눈으로 보여지는 것보다 속으로 썩어 들어가는 고통이 더 크다.
썩으면 물이 생긴다. 이 이치와 같이 첫사랑의 고통은 끝없이 쏟는 눈물로 이어진다. 사람의 눈물 한 방울은 0.02cc 정도다. 알게 모르게 매일 흘리는 눈물의 양은 0.6cc. 이를 1년간 모아 봤자 230cc밖에 되지 않는다.
그런데 첫사랑의 낭패감은 이 양을 가히 하루에 쏟아낼 수 있는 저력을 가지고 있다. 이 눈물 속에는 화학적인 소금기만 들어 있는 것이 아니다.
고통과 희한, 분노와 참회가 골고루 섞여 피눈물의 속앓이를 치유한다.
글쓴이 바우와우는?
잡지사 기자를 거쳐 현재 모 통신회사의 기획실에 근무하고 있다. 이미 사랑의 쓴맛 단맛, 인생의 뜨거운 맛을 보았다고 자처하는 30대 초반의 이름만 대면 알만한 사람. 그 이름을 밝히기를 꺼리는 이유는 "내가 누군지 알면 여러 사람이 다친다"는 그의 말을 그냥 믿어주기로 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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